Y-Library
용인 창의과학도서관
PSPTVS + Boundaries + Sun Hwang
2019
Under Construction (2022-2024)
Client:
용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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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MATRIX
계획 대상지 근처 서쪽 500미터 이내에 ‘바우백이’라는 지명이 있다. (바우백이는 고인돌과 같은 말이다) 찾아봐도 그에 대한 별다른 정보를 얻을 수 없고, 지명만 남아있는데, 그건 아마도, 오래된, 살만 하던 동네에서 이따금 한번씩 마주칠 정도로 흔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개의 돌을 쌓아올리는 원시적 축조의 방식이 본능에 가까운 습성임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소똥구리가 똥을 굴리듯, 개미가 굴을 파 집을 만들듯, 사람은 돌을 쌓아 집을 만들고 도시를 만들어왔다. 소똥구리는 반 년쯤 살다가 알을 낳고 죽는 수명을 반복하지만, 사람이 문명을 이루고 살아왔던건, 아마도 뇌의 용적, 긴 수명, 그에 걸맞는 집의 축조 방식이 아닐까.
또 다른 차이는, 다행히도, 언어와 활자를 사용한다는것이다. 이전 세대의 누군가가 남긴 생존비법을 보고, 조금은 더 안전한 삶을 살 수 있었을지도 모르고, 지금의 누군가는 인터넷에서 음식의 조리법을 보고 그나마 먹을만한 음식을 해먹고 있다. 자료를 남기고 찾아본다는것. 가르치고 배울줄 안다는것, 이것 또한 본능에 가까운 습성일 것이다.
도서관은 위의 두가지, 인류의 습관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어쩌면, 폭발적으로 생산되는 온갖 종류의 정보가 초속 2십만 키로미터로 지구 위를 질주하는 현재의 시대에, 역설적으로, 과대한 규모를 표현하는 도서관이 자꾸 만들어지는건, 실용적 필요 외에도 다른 상징이 필요했던 걸지도 모른다.
창의성이란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내는 특성이고,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낸 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우냐 하면, 뇌를 휘저어야 창작의 근원이 나올 지경이다. (:Brainstorming) 뇌를 어떻게 휘젓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위대한 발견자들은 꼭 다른 일을 하고있다가 발견의 순간을 맞았다. 아르키메데스의 목욕탕이나 뉴턴의 사과나무가 그런 예이다. 누군가는 ‘멍 때리기’가 창의력의 원천임을 과학적 증거와 사례를 통해 알려주는 책을 썼다는데, 5분에 한번씩 핸드폰을 확인하는 현대인들은 어쩌면 ‘정보’나 ‘연결’에 중독된 것일지도 모른다.
새로운 것을 생각하기에, 의도적 단절, 혹은 머릿 속 빈공간이 필요하다는 직관적 결론이다. 요즘 종종 보여지는 도서관의 유형처럼, 산더미같은 책을 쌓아서, 오프라인 정보에 목마른 현대인들을 유혹하기 보다는, 광교산자락의 자연환경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휴식과 사유의 공간이었으면 한다.
단위 그리드로 표현된 각각의 모듈로, 지식 집합체로서의 유무형 자산을 표상하고자한다. 다시 말하자면 하나의 모듈은 서가에 꽂혀있는 한권의 책일 수도 있고, 수세기에 걸쳐 집적된 지식의 덩어리일 수도 있다. 덩어리는 모여서 건물이 되고, 비워져서 공간이 된다.
기존 지형을 회복하고 내 외부 동선연결 등의 기능을 해결하는 포디움 위에, 남북방향으로 배치된 두 개의 장방형 볼륨은 각기 배치된 프로그램에 따라 다른 개방감을 가지며 대비를 이룬다."